시인의 방 180

진주라 남강이여

그날 던진 분냄새로 하여 남강은 맑은 향기 어울져 저리도 투명한가 하늘이 담겨도 부끄럽지 않을 의연함에 오늘은 쪽달까지 몸을 던졌구나 의암에 새겨진 눈물 굳어져 망부석 되어진대도 님 향한 절개는 펴기도 전 접질린 나비의 날개 오늘 속세의 야윈 달빛 꿈결처럼 흐르는 강심에 의기사의 한서린 여인 하나이 사백년 세월에 얽혀 무궁화꽃 돼 잠겼거늘 씻김굿 한판 진하게 펼쳐 넋이나마 달래고저 촉석루 언덕 비비는 설대죽은 바람에 저리도 혼대로 흔들리나

시인의 방 2022.04.01

삼천포 아가씨

언제나 바다를 끼고 빛나던 산과들과 나목들 어머니 닮아 아낌없이 다 내어줘도 모자를것같던 용두산의 양지 쪽에는 봄을 알리던 진달래꽃 흐들지게 피었지 아지랑이 베일쓰고 그 꽃잎 따먹으며 노닐다 보면 하루는 잠시였고 실안바다를 검붉게 물들이던 하오의 태양은 억겁의 세월 흘러도 영원하리 그 황혼,황홀하다못해 차라리 숨까지 막힐 때 내 뜨겁던 첫정도 꿈많던 소녀의 하루도 함께 빠져 붉었다네 쉼없이 흐르던 냇물과 햇살에 반짝이던 은물결과 하늘을 유유히 날던 갈매기들까지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웅장하고 아름다운 삼천포 대교는 하늘을 찌르고 죽방렴 사이 멸치떼가 털어낸 은비늘 물결만은 달빛에 더 더욱 고고하리라 모든것이 떠나도 그리움으로 잔재했거늘 오늘도 삼천포 대교의 황홀한 야경이여! 나는 멀리 떨어져 살아..

시인의 방 2022.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