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방

추억의 고구마 자작詩(시) / 별아

별 아 2023. 11. 19. 00:01

 

 

 

 

 

매년, 고구마를 심어서
서리 내릴때쯤 수확하곤 했다
짧아진 해는 어둠에 등 떠밀려
서늘한 밤, 코앞까지 드리우면 성글어진
틈새로 스며드는 찬바람, 시린손 입김으로
호호 녹이며 함께라서 마음 시리지 않았다.

방안, 한구석 고구마 뒤주를 만들어
군불을 뗀 방에 온 가족이 이불을 둘러쓰고
모여 앉아 밤참으로 나눠 먹었던 겨울밤
먹을거리가 흔하지 않아서 최애 식품 고구마

삶아서 말린 쫀대기, 생으로 썰어서 말린 빼대기
계절의 절기가 되면 잊혀지지 않는 기억
많은 것을 쥐고 있지 않아도, 많이
소유할수 없음에 아쉬워하기보다
물질은 부족했지만 아련히 그리운 시절

추운 겨울밤 눈이 많이 올때.
마당에 쌓인 눈속에 고구마를 파묻고
차갑게 해서 깎아먹기도 하고
밥을 짓기위해 불을 떼는데 아궁이 재에
파묻어 군고구마로 먹었던 추억
눈두덩이처럼 따듯해질 만큼 곰곰 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