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잠자리.

별 아 2020. 9. 20. 06:18


어린시절 학교를 파하면
잠자리채 어깨에 메고
들녘을 쏘 다녔지
고추잠자리는 가을 하늘을 날고
내 눈은 따라 허공을 날으네...


조심조심 다가가면
휘리리릭 바람처럼 날아가는 모습
내가 못 다잡은 님의 마음 같아라
가다가 나뭇가지에 앉고
다가가면 또 달아나는 어느 기억속의 고추 잠자리 같은...


운 좋은 잠자리마저 소근거리다 날려보낸다
집으로 돌아오는 빈 잠자리채에는
그윽한 노을만이 한 가득 잡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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