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도 내 소식이 무척 궁금했던 것이다
그러기에 남 다 자는 한밤중에
도둑처럼 살그머니 창문을 타고 들어와
온 방을 구석구석 다 뒤지고는
어지럽게 흩어진 옷가지들과
그리고 잠 못 들어 뒤척이는
내 서러운 모습을 보고는
그동안 어찌 지내고는 있는지
어디 상한 곳은 없는지
그것을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온 몸을 샅샅이 훑어보고는
새벽이 되면 그것이 부끄러워
슬그머니 사라져버리는 것이다
그래야 저도 안심이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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